사투르노 신전 Tempio di Saturno은 처음에 보셨던 베스타 신전과 더불어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 중 하나입니다
로마가 건국되던 당시 로마인들에게 불과 물과 식량은 당연히 제일 중요한 것들이라 제일 먼저 이런 것들을 위한 신전을 지었을 겁니다
그래서 먼저 보고 오셨던 베스타 신전이 불을 보존하며 관장하던 신전이라면 사투르노 신전 Tempio di Saturno는 농업을 관장하는 신이었기 때문이죠
기원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기원전 501년에서 498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지금 보시는 모습은 이때 만들어진 모습은 아니었고 제대로 된 건물은 기원전 42년에 루시우스 무나쵸 플란쿠스에 의해 재건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서기 283년 카리노 화재 이후 원로원에 의해 다시 복원했습니다
물론 최근에도 다시 복원작업을 거쳐 흩어져 있던 8개의 기둥과 사원의 규모를 제대로 복원해 놓았습니다
여기서 보시면 측면처럼 보이는 8개의 기둥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곳이 신전의 정면 부분입니다
축제
농경국가였던 로마는 매년 12월 17일이 되면 사투르날리아 Saturnalia라는 축제를 열었습니다
이 축제는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추수감사절이나 우리나라 추석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원래는 하루에 끝나는 축제였지만 부어라 마셔라 진탕 먹고 즐기는 축제의 기간이 점점 길어집니다 그러다 일주일을 몽땅 축제로 보내게 되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3일로 줄여 버렸습니다
후계자였던 칼리굴라 황제가 5일로 다시 늘렸지만 로마인들은 그냥 7일 내내 축제를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문헌에 나오는 것만 봐도 재미있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몇 가지 소개해 드리면
왕의 선출
일단 축제가 시작되면 아랫것들 중에 투표로 왕을 뽑고 이 왕의 명령에 따라 축제가 진행됩니다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학교의 오락부장 정도되는 직책입니다
이 왕을 프린켑스라고 불렀고 프린켑스는 온갖 나쁜 짓을 허락합니다
공공장소에서 술을 먹어도 되고요 길거리에서 도박을 해도 뭐라 그러는 사람 없습니다 항상 단정하게 의복을 갖춰 입어야 했던 격식을 없애고 아무거나 파격적으로 입어도 되게 허락합니다
그러면서 연회나 파티 게임과 축하행사가 이어집니다 이러다 보니 카툴루스는 이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그의 글에 묘사할 정도였습니다
야자타임
노예들도 축제가 시작되면 노예의 신분이 아닌 일반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습니다 술도 먹고 게임도 같이 하면서요
더욱 재미있는 것은 노예들의 주인들이 반대로 노예들의 모자를 쓰고 노예들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곤 같이 앉아 식사를 하기도 하고 노예들이 약간 무례하게 굴어도 이 기간만큼은 허용했습니다
아마도 엄격한 관습에 쌓여있던 로마사회에서 일 년 내내 이렇게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게 만들어 주려고 고안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도 가끔 선배들과 야자타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선물교환
축제의 마지막은 양초를 구입하거나 선물로 주고 젤리나 맛있는 과자 같은 작은 선물들을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이런 작은 선물들은 축제가 시작되면 임시로 열리는 실라리아라는 시장에서 구입을 했는데 로마인들은 자신의 아랫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을 나누어 주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사투르노 신전 역할
사투르노 신전 Tempio di Saturno은 신전의 역할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역할은 국가의 금고 역할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보관하는 장소였죠
그래서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군사들에게 밀린 봉급을 지불하기 위해 이곳에서 돈을 꺼내 나누어준 일화는 유명하죠
또한 국가 기록을 보관하고 각종 휘장과 로마에서 쓰는 금속 무게를 측정하는 저울도 보관했습니다
나중에 재무부 역할을 하던 아에라리움은 다른 건물로 옮겨졌고 국가 기록도 타불라리움으로 이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