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택시 이용 방법 알아보기

로마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시내 곳곳에 마련된 정류장에서 대기 중인 차량을 이용하거나, 전화나 앱을 통해 호출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길가에 서서 빈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손짓해 봐야 택시는 서지 않으니 이 점을 꼭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사실 로마의 버스, 트램, 지하철보다 훨씬 몸은 편하겠지만 가격 면에서는 이 넷 중 가장 비싼 수단입니다.

오늘은 로마 택시 이용에 대해 아주 자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택시 정류장

로마 시에서 공식적으로 허가한 택시는 모두 흰색 차량입니다. 지붕 위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TAXI”라고 적힌 캡이 달려 있어 구분하기 쉽습니다.

시내 주요 지점마다 정류장이 있고 택시들이 순서대로 줄을 서 있는데, 아무 차나 골라 타려고 하면 기사들이 맨 앞차를 타라고 손짓할 겁니다.

간혹 중간에 서 있던 기사가 돈 욕심에 손님을 태우고 먼저 출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순간 동료 기사들에게 사방에서 욕을 먹게 될 겁니다.

비싼 돈 내고 타는 거라 기왕이면 깨끗하고 좋은 새 차를 고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골라 타려다가는 정류장에 서 있는 택시 전체가 여러분을 안 태우겠다고 단결할 수도 있으니 그냥 순서대로 맨 앞차를 타는 것이 상책입니다.

주요 정류장은 판테온 근처의 라르고 토레 아르헨티나, 빌라 보르게세의 피우메 광장, 베네치아 광장, 트라스테베레의 G. 벨리 광장,

테르미니 역 앞의 친퀘첸토 광장, 그리고 바티칸 시국 근처의 리소르지멘토 광장 등 시내 요지마다 위치해 있습니다.

간혹 미터기를 켜지 않고 나중에 구두로 요금을 부르는 기사들이 있습니다.

돈을 조금 더 챙기려고 수작을 부리는 건데, 일단 탑승하면 기사가 미터기를 제대로 작동시키는지부터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기사는 영어를 잘 못하고 손님을 위해 영어를 배우려는 노력도 딱히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주소를 미리 준비해 보여주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정류장에 차가 없더라도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옵니다.

로마 택시는 손님을 찾아 시내를 배회하지 않고, 손님을 내려준 뒤 근처 정류장으로 가서 다음 호출이나 손님을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휴일이나 날씨가 아주 나쁠 때, 혹은 택시 파업 기간에는 차가 잘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택시 정류장

전화로 택시 부르기

로마 공식 택시 호출 번호는 060609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어가 서툰 여행객이 직접 전화를 걸기는 쉽지 않죠. 이럴 땐 호텔 프런트에 부탁하면 아주 친절하게 불러줍니다. 시내라면 보통 5분 안에 도착할 정도로 빠릅니다.

택시가 도착하면 기사가 “택시 부르신 분?” 하고 찾거나 따로 전화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밖에서 조용히 기다릴 뿐이죠. 그래서 호출한 뒤에는 밖을 자주 살피며 차가 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게 불친절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로마 택시는 기사가 콜을 받고 기다리는 시간에도 미터기가 올라갑니다.

달릴 때나 서 있을 때나 요금이 똑같이 올라가니 기사 입장에서는 빨리 나오라고 재촉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겁니다.

그러니 택시가 도착하면 바로 올라타는 것이 요금을 조금이라도 아끼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로마 택시는 별도의 콜비가 없다는 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콜을 받는 순간 미터기를 누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광화문에서 택시를 불렀는데 차가 서울역에 있다면, 기사는 서울역에서 출발할 때부터 미터기를 켜고 여러분이 있는 곳까지 옵니다. 우리처럼 천 원, 이천 원 하는 고정 콜비 개념이 아닙니다.

재수 없게 멀리 있는 택시가 배차되면 여러분이 차에 타기도 전에 요금이 이미 꽤 나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본요금이 아니라고 화를 내봐야 소용없습니다. 안 타겠다고 소란을 피워도 결국 경찰서에 가면 타지 않았더라도 미터기에 찍힌 그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로마 택시 가격과 팁 문화

로마 택시는 다른 교통수단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택시비와 비교해도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시내 안에서만 움직여도 보통 10유로에서 15유로 정도는 나옵니다. 가까운 거리는 탈 만하겠지만 아주 급한 일이 아니라면 장거리 이용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택시의 장점은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일반 차량 출입이 통제된 구역이나 심지어 대통령궁 앞까지도 택시는 문 앞까지 데려다주니 그건 참 편리합니다.

팁은 의무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거스름돈이 조금 남았을 때 “나머지는 됐어요(Tenga il resto!)”라고 말하며 건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기사가 먼저 팁을 요구하며 졸라대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럴 땐 오히려 기분이 상해서 안 주기도 합니다. 꼭 줘야 할 의무는 없으니 마음 가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기사들은 대체로 유쾌하고 즐거운 편입니다. 물론 미꾸라지 같은 기사도 간혹 있겠지만 제가 겪은 대부분은 괜찮았습니다.

다만 이는 정식 허가받은 흰색 택시의 경우이고, 관광객을 노려 자가용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차량은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기본 요금 및 할인 제도

평일 낮 시간(06:00~22:00) 기본요금은 3유로이며 주말 같은 시간에는 4.50유로로 시작합니다. 야간(22:00~06:00)에는 기본요금이 6.50유로로 껑충 뜁니다.

시간별 할증이 있고 시내를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면 추가 할증이 붙는데, 바티칸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가도 시외곽 판정을 받으니 주의하세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택시에 한 시간 앉아만 있어도 27유로가 나옵니다. 미터기 올라가는 거 보면 속 쓰리니까 그냥 밖 풍경 구경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할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마 시내 병원으로 가는 경우나 야간에 혼자 여행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10% 할인을 해줍니다.

공항 요금은 하도 말이 많아서 정부가 가격을 고정해 버렸습니다. 참피노 공항은 30유로, 피우미치노 공항은 48유로(수하물 포함)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 가격이 로마 시내 중심가인 아우렐리아노 성벽 안쪽까지만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 범위를 벗어나면 미터기로 추가 요금이 계산됩니다. 공항 정류장에 안내문이 붙어 있으니 타기 전에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결제 수단과 호출 앱

법적으로는 모든 공식 택시에 카드 결제 단말기가 있어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장 났다”며 현금을 요구하는 기사들이 아주 많습니다.

저도 아직 로마에서 카드로 결제해 본 적이 없을 정도이니 꼭 현금을 챙겨서 타시기 바랍니다.

전화가 부담스럽다면 ‘마이택시(FreeNow)’라는 앱을 추천합니다.

우리나라 카카오 택시처럼 이탈리아어를 못해도 목적지를 입력해 부를 수 있고 이동 경로도 실시간으로 뜹니다. 앱에 미리 결제 정보를 등록해두면 신용카드나 페이팔로도 결제가 가능해서 편리합니다.

결론적으로 조언을 드리자면, 택시는 하루 종일 걷느라 몸이 부서질 것 같아 도저히 숙소까지 걸어갈 힘이 없거나, 비행기 시간을 놓칠까 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타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