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로마는 판테온마저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여행객들에게는 조금 야박하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로마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 마음만 먹으면 돈 한 푼 내지 않고도 호기심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보물 같은 명소들이 정말 많거든요.
바티칸 박물관이나 포로 로마노처럼 꼭 가봐야 할 유료 명소도 좋지만, 이번에는 알뜰하게 로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료 관광 12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로마의 활기찬 시장 구경
로마 곳곳에는 우리나라 5일장처럼 정겨운 시장들이 열려요. 보통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점심 무렵이면 파장하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죠.
가장 유명한 곳은 꽃 향기 가득한 캄포 데이 피오리 광장이에요. 오후 3시까지 열리는데, 신선한 과일이나 꽃을 구경하기 좋답니다.
광장 중앙의 청동상은 화형당한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인데, 밤이 되면 이곳은 낮의 시장 분위기와는 딴판으로 근사한 노천 식당가로 변신한답니다.
가장 큰 구경거리는 일요일마다 열리는 포르타 포르테세 벼룩시장이에요.
포르테세 문에서 시작해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중고 물건부터 골동품까지 없는 게 없죠. 운이 좋으면 헐값에 산 물건이 진품으로 밝혀지는 대박 행운이 올지도 몰라요!
출출할 땐 빠니노 하나 사 들고 깎기 신공을 발휘하며 시장을 누벼보세요.
성당 안의 숨은 걸작들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 같은 거장들의 진품을 보려면 미술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로마에서는 성당 문만 열고 들어가면 공짜로 감상할 수 있어요.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에 가면 천재 화가 카라바조의 오리지널 작품 세 점을 무료로 볼 수 있답니다.
성 베드로 성당 입구 바로 오른쪽에는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이 자리 잡고 있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미리 조금만 공부하고 성당을 찾아가면 그 어떤 미술관보다 감동적인 시간을 보내실 수 있어요.
로마의 아름다운 공원, 빌라에서 피크닉
로마는 세계적으로 녹지가 아주 많은 도시예요. ‘빌라(Villa)’라는 이름이 붙은 거대한 공원들은 시민들의 소중한 쉼터죠.
빌라 보르게세의 넓은 풀밭에 수건 한 장 깔고 누워 햇볕을 즐기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 거예요.
인공 호수에서 3유로면 탈 수 있는 보트 놀이는 연인이나 가족 여행객에게 최고의 추억이 될 거랍니다. 빌라 아다나 빌라 팜필리도 산책하기에 참 아름다운 곳이에요.
트레비 분수에서 소원 빌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분수, 트레비 분수는 입장료가 없어요.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을 바로 눈앞에서 즐길 수 있죠.
여기서 동전을 던질 땐 규칙이 있답니다. 오른손으로 동전을 들고 오른쪽 어깨 너머로 던져야 해요. 하나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돌아오고, 두 개는 사랑이 이루어진다니 여러분의 소원을 담아 던져보세요.
전망 좋은 언덕, 자니콜로와 오렌지 정원
로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자니콜로 언덕을 추천해요. 입장료가 드는 팔라티노 언덕 대신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인데, 밤에 가면 낭만적인 야경 덕분에 연인들이 가득하답니다.
아벤티노 언덕 꼭대기의 오렌지 정원도 로마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아주 평화로운 장소예요.
이곳 근처에는 아주 유명한 열쇠 구멍이 있는데, 대문의 구멍 속을 들여다보면 성 베드로 성당의 돔이 마법처럼 딱 맞춰 보인답니다. 줄을 서서라도 꼭 한 번 구경해 보세요!
먹자골목의 진수, 트라스테베레
저녁이 되면 활기가 넘치는 트라스테베레 골목을 거닐어 보세요.
대로변보다는 안쪽 깊숙한 골목에 숨은 맛집들이 더 많아요. 현지인들이 북적거리는 식당을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적답니다.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맛보며 로마의 밤을 만끽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죠.
교황님을 만나는 바티칸 시국의 축복
카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수요일 오전 10시쯤 성 베드로 광장에 가면 교황님을 뵐 수 있어요.
교황님께서 여러 나라 언어로 축복을 빌어주시는데, 일찍 가서 좋은 자리를 잡으면 정말 가까이서 뵐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된답니다.
웅장한 에우르(EUR) 지구와 천사의 다리
고대 유적에 조금 지쳤다면 무솔리니가 계획해서 만든 에우르 지구에 가보세요.
현대적이면서도 웅장한 건물들이 이탈리아 사람들의 또 다른 미적 감각을 보여준답니다. 다만 밤에는 오피스 타운이라 위험할 수 있으니 낮에만 구경하세요.
마지막으로 베르니니가 만든 천사 조각상들이 늘어선 천사의 다리를 천천히 걸어보세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로마 여행의 정점을 찍어줄 거예요.

로마는 이렇게 구석구석 정성이 담긴 예술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 더 매력적이죠? 돈을 아끼면서도 로마의 속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 방법들이 여러분의 여행에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