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고대 유적지 줄 서지 않고 여유롭게 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콜로세움, 로마 포럼, 판테온의 숨은 관람 팁부터 오스티아 안티카 등 알려드릴게요
로마에 가서 고대 유적을 돌아본다는 건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죠.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 보면 마음처럼 여유롭지만은 않습니다.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고, 사람은 많고, 어디부터 봐야 할지 막막해지기 쉽거든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콜로세움입니다. 이곳은 해마다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습니다. 관광 성수기에는 입장하려고 두 시간 이상 기다리는 일이 흔합니다.
여행에서 가장 아까운 시간이 줄 서는 데 흘러가 버리는 셈이죠.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일정표를 그대로 따라 움직인다는 데 있습니다.
계절별 인파나 현지 사람들이 알려주는 팁은 무시한 채 흔히 알려진 루트만 따라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덜 찾는 멋진 장소를 놓치기 쉽습니다.
여름에는 고대 돌벽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상당하고, 인기 있는 지하 투어는 이미 매진된 경우도 많습니다. 복잡하게 겹겹이 쌓인 유적지 사이에서 길을 찾다가 헤매는 일도 흔합니다.
콜로세움 인파를 피하는 요령
콜로세움은 보통 오전 10시쯤부터 입장 줄이 빠르게 길어집니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간대가 딱 그때거든요.
하지만 현지 가이드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폐장 약 1시간 반 전쯤 도착하는 겁니다.
이 시간에는 단체 관광객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해 질 무렵의 햇살이 아치형 구조물 사이로 들어오면서 콜로세움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분위기가 꽤 멋집니다.
입구 선택도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문만 찾지만 로마 포럼 쪽에 있는 산티 코스마 에 다미아노 성당 근처 입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교적 한산하고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색다른 시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지하 공간인 히포게움 투어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이곳은 몇 달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지상보다 훨씬 시원합니다.
검투사들이 준비하던 공간과 훈련 장소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팁이 있습니다. 수요일 오전에는 크루즈 관광객이 비교적 적어서 사진 찍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그리고 매달 마지막 일요일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지만, 정오쯤이면 사람들로 꽉 찬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포로 로마노를 제대로 보는 방법
로마 포럼에 처음 들어가면 솔직히 조금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그저 돌기둥과 무너진 건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천천히 살펴보면 고대 로마의 정치와 권력이 움직이던 중심지가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시작은 카이사르 신전에서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화장된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방문객들이 꽃을 두고 가는데, 그래서 현지 사람들은 이곳을 ‘꽃이 있는 자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베스타 여신관들이 살던 정원이 나옵니다. 베스타 여신관의 집입니다.
이곳은 로마 포럼 안에서도 그늘이 비교적 많은 편이라 잠깐 쉬어 가기 좋습니다. 잘 보존된 조각상들도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놓치기 아까운 장소입니다.
고고학자들은 로마 포럼을 볼 때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 생각하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화려한 대리석 건물이 많은 제국 시대 포럼 구역, 또 하나는 가장 오래된 신전들이 남아 있는 공화정 시대 지역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덕 위에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팔라티노 언덕입니다.
요즘은 “제국 포럼”이라는 무료 앱도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보면 과거 건물들이 3D로 복원된 모습이 나타나는데, 지금은 무너진 벽들이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상상하기 쉬워집니다.
시간대에 따라 풍경도 꽤 달라집니다. 막센티우스 대성당은 아침 햇살이 들어올 때 가장 웅장하게 보이고, 트라야누스 기둥은 늦은 오후에 생기는 그림자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로마의 고대 자갈길은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걸어 다닌 탓에 꽤 미끄러운 편입니다. 물 한 병과 미끄럼 방지 신발은 꼭 챙기는 게 좋습니다.
판테온에서 만나는 특별한 순간
로마에서 꼭 들르는 장소 중 하나가 판테온입니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천장 가운데 뚫린 원형 구멍, 즉 오큘루스입니다.
4월부터 8월 사이에는 오전 11시 30분에서 12시 30분 사이에 햇빛이 가장 아름답게 들어옵니다. 빛이 한 줄기 기둥처럼 내부 바닥까지 떨어지는 장면이 꽤 장관입니다.
현지 사람들은 오히려 점심 이후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후 2시쯤이면 단체 관광객이 빠져나가서 내부가 조금 한산해지기 때문입니다.
판테온 안에는 유명한 무덤도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인 라파엘로의 묘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세 번째 예배당 뒤쪽에 있어서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알고 보면 꽤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건물을 둘러본 뒤에는 바로 근처에 있는 Sant’Eustachio Il Caffè에 들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1938년부터 이어져 온 카페인데 로마 사람들 사이에서 커피 맛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건물 정면보다는 광장에서 조금 떨어진 분수 쪽으로 가보세요. 피아차 델라 로톤다의 분수에 판테온이 비치는 장면이 해 질 무렵에 꽤 멋지게 나옵니다.
참고로 요즘은 주말에 판테온을 방문하려면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뒤늦게 알게 되는 여행객들도 꽤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 적은 고대 유적지들도 꽤 많습니다
사실 로마에는 콜로세움이나 판테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훨씬 한적하게 고대 로마를 느낄 수 있는 장소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오스티아 안티카입니다. 로마에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옛 항구 도시 유적입니다.
모자이크 바닥과 고대 빵집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분위기가 살아 있는데도 방문객은 훨씬 적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장소가 카라칼라 욕장입니다. 거대한 벽과 아치가 남아 있는 로마 시대 목욕 시설인데 여름이 되면 이곳에서 오페라 공연이 열립니다. 그때는 유적 자체가 공연 무대처럼 변합니다.
지하 세계를 보고 싶다면 아피아 안티카 카타콤도 있습니다.
특히 도미틸라 카타콤은 2세기에 만들어진 곳으로 초기 기독교 프레스코화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유명한 카타콤보다 오히려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독특한 유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체스티우스 피라미드입니다. 이집트 스타일 피라미드가 로마 한복판에 서 있는 모습이 꽤 신기합니다.
번화한 관광지와 떨어져 있어 비교적 조용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장소들은 대부분 사전 예약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고, 직원들이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붐비는 관광객 사이에서 밀려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덕분에 고대 로마의 분위기를 훨씬 차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