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거리 예술 궁금하시나요? 로마의 거리 예술을 찾아보는 방법을 제 나름대로 알려드립니다
로마 하면 다들 고대 유적부터 떠올리시죠. 그런데요, 이 도시에는 여행책에 잘 안 나오는 또 다른 보물이 있습니다. 바로 거리 예술입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여행객 열 명 중 일곱은 로마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벽화를 보지도 못하고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이유가 있습니다. 콜로세움 같은 유적은 지도에 또박또박 표시돼 있지만, 거리 예술은 그렇지 않습니다.
동네 깊숙한 곳, 공업지대 벽면, 재개발 구역 담벼락에 숨어 있고, 작품도 계속 바뀝니다.
힘들게 찾아갔더니 이미 덧칠돼 있거나, 색이 바래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 전혀 다른 모습에 실망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로마의 도시 예술을 제대로 보려면 단순히 “위치”만 아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어느 작품이 아직 남아 있는지, 어떤 동네가 계속 관리되는지, 지금도 활동이 이어지는 구역은 어디인지 감을 잡아야 합니다.
왜 거리 예술 지도는 자꾸 틀릴까
로마 거리 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영원하지 않다’는 겁니다. 오늘 블로그에 올라온 작품이 다음 달엔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오스티엔세나 토르 마란차 같은 지역은 공식 스트리트 아트 행사나 프로젝트가 열릴 때마다 벽화가 바뀝니다.
무료로 돌아다니는 온라인 지도는 업데이트가 느린 경우가 많아서, 막상 가보면 하얀 벽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일도 흔합니다.
예술가들이 순환 방식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하룻밤 사이에 작품이 교체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초행길이라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남아 있는 구역부터 보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비아 델 포르토 플루비알레 일대는 건물주가 장기 프로젝트로 벽화를 의뢰한 곳이라, 일종의 야외 미술관처럼 유지되는 편입니다.
또 일부 지하철역에는 허가를 받은 작품들이 수년째 남아 있습니다.
최신 정보를 알고 싶다면 로마 문화 관련 공식 채널을 참고하는 게 낫습니다. 여행 사이트보다 소식이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꼭 가볼 동네와, 굳이 안 가도 될 곳
로마 전역에 그래피티는 많습니다. 하지만 작품 밀도와 완성도까지 고려하면 차이가 납니다.
콰드라로 베키오는 도보로 둘러보기 좋은 동네입니다. 이곳은 벽 프로젝트 덕분에 야외 갤러리처럼 변했습니다.
세계적인 작가 론 잉글리시의 작품도 이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작품을 소중히 여겨 비교적 잘 보존된 편입니다.
산 바실리오의 비아 데이 렌툴리 쪽에는 1970년대부터 이어진 정치적 메시지의 벽화들이 남아 있습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당시 사회 분위기와 맞물린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인상적입니다.
반면 테스타치오 시장 근처의 오래된 벽화들은 많이 퇴색됐고, 트라스테베레는 그래피티가 흩어져 있어 작품 감상보다는 식사나 산책이 더 어울립니다.
폰테 밀비오 다리 주변은 낙서가 과도해 정돈된 작품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입니다. 정오 무렵엔 학교 단체나 방문객이 몰려 한산한 분위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콰드라로 쪽 상점에서는 종이 지도를 따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온라인에 없는 정보가 담겨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전하게 즐기는 요령
인상적인 작품 중 일부는 변화 중인 동네에 있습니다. 토르피냐타라가 대표적입니다. 이 지역의 Via Torpignattara에는 ‘Hunting Pollution’이라는 대형 벽화가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 곳을 갈 땐 큰길 위주로 움직이고, 평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처럼 사람들이 활동하는 시간대를 택하는 게 좋습니다.
지도에 표시돼 있다고 해도, 어두워진 뒤 골목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는 건 피하는 게 낫습니다.
벽화가 주택 안뜰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도 ‘사유지’ 표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SNIA 공장처럼 자발적 기부로 운영되는 공간을 방문한다면, 소액 현금을 준비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작품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 경계가 느슨해질 수 있으니까요.
가이드 투어가 필요한 순간과, 혼자 가도 되는 경우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전문 스트리트 아트 투어가 도움이 됩니다.
가이드는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을 정확히 알고 있고, 작가 이야기도 곁들여 줍니다. 토르마란시아처럼 평소엔 접근이 쉽지 않은 주거 단지 내부 작품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오전 투어는 햇볕을 피하기 좋고, 운이 좋으면 작업 중인 작가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혼자 돌아보고 싶다면 오스티엔세역 지하도부터 시작해 보세요. 벽화가 계속 바뀌는 구역이라 걸으며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료 앱인 Street Art Roma도 매달 위치 정보를 업데이트합니다. 다만 숨겨진 작품까지 모두 담기는 어렵습니다.
예산을 아끼고 싶다면 앱 지도를 기본으로 삼고, 최근 몇 주간 작가들의 위치 태그를 함께 확인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로마의 거리 예술은 가만히 서 있는 유적과 다릅니다. 살아 있고, 바뀌고, 때로는 사라집니다. 그래서 조금 수고는 필요하지만, 제대로 찾으면 정말 생생한 로마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