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비 분수에는 사람 없을 때 가자 새벽 방문 시간, 사진 찍기 좋은 위치, 주변 카페와 숙소, 숨은 수로 유적까지 여행자가 놓치기 쉬운 트레비 분수 여행 팁을 정리했습니다.
로마에 가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트레비 분수입니다. 영화나 사진 속에서 보던 장면 때문에 기대가 큰 장소죠. 그런데 막상 가 보면 조금 당황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생각했던 낭만적인 분위기보다는 마치 인기 공연장 앞에 온 것처럼 사람들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성수기에는 한 시간 동안 1,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작은 광장으로 몰려듭니다.
그러다 보니 분수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감상하기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진 한 장 찍으려고 시간을 보내는 일이 흔합니다.
관광객이 많다는 건 또 다른 문제도 생깁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매치기 사건이 다른 관광 명소보다 몇 배나 많다고 합니다.
아침에는 갑자기 분수 주변이 통제되는 일도 있습니다. 청소 때문인데, 이런 사실을 모르고 찾아왔다가 허탕을 치는 여행객도 적지 않습니다.
저녁이 되면 동전을 던지려는 사람들로 광장이 더욱 붐빕니다. 조용히 소원을 빌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현실은 꽤 정신없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의 매력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분수에도 나름의 리듬이 있습니다. 그 시간을 잘 맞추면 사람들 틈에 끼지 않고도 이곳의 진짜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새벽에 만나는 트레비 분수의 조용한 얼굴
현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해 뜨기 전 시간이 트레비 분수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가이드북에서는 아침 6시쯤 방문하라고 하지만, 조금 더 일찍 가면 훨씬 다른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분수는 사실 24시간 언제든 볼 수 있습니다. 새벽 2시부터 4시 반 사이에도 경찰이 주변을 순찰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이 시간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분수 앞에 서 있으면 마치 도시가 잠든 사이에 혼자 이곳을 발견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할 때 석회암 조각상 위로 빛이 천천히 번집니다. 이때 물 위에 비치는 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 시간대가 가장 좋은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청소 작업은 보통 아침 7시 30분에서 8시 30분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다만 이때는 아래쪽 분수대만 잠시 통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침에는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 압력이 조금 더 강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전을 던질 때 물이 튀는 모습이 훨씬 시원하게 보입니다.
로마로 다시 돌아오게 해 준다는 전설의 동전도 이 시간에 던지면 괜히 더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점심시간 인파 속에서도 여유를 찾는 방법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가 가장 붐비는 시간입니다. 이때 광장은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런데 건축 구조를 조금만 살펴보면 의외로 조용한 자리가 있습니다.
분수 오른쪽 난간 쪽으로 이동해 보세요. 이곳에는 곡선 형태의 난간이 만들어낸 작은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광장 중앙 쪽에 몰리기 때문에 이쪽에서는 비교적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타이밍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점심시간에 주변 식당으로 이동하는 시간입니다.
특히 도리아 팜필리 미술관이 점심시간에 잠시 관람객 흐름이 줄어드는 시간대가 있는데, 그때 분수 주변도 잠깐 한산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처에서 잠깐 쉬어가고 싶다면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카페도 있습니다.
샤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분수 서쪽 모서리 쪽으로 가 보세요. 잠도 깨고 사람들 틈에서도 조금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수요일 오전에는 바티칸을 방문하는 단체 관광 일정이 많아 다른 시간보다 사람이 약간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체감상 20~30% 정도 덜 붐비는 날도 있습니다.
황혼 무렵 분수를 감상하기 좋은 숙소
트레비 분수 근처에는 전망이 좋은 숙소도 몇 곳 있습니다. 이런 곳을 이용하면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도 비교적 여유 있게 분수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가 헤슬러 로마입니다. 이 호텔의 테라스에서는 주변 건물에 가리지 않는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꽤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부담이 적은 곳으로는 호텔 폰타나가 있습니다. 4층 조식 테라스에서 분수의 상단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아래 광장보다 훨씬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예산을 조금 더 아끼고 싶다면 세나토 알베르고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뒤쪽 객실에서는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는 바로크 건물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매달 첫 번째 화요일 아침에는 분수 대청소가 진행되는데, 이때는 광장 출입이 제한됩니다.
하지만 이런 호텔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조용하게 분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로마 사람들이 분수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관광객들에게 트레비 분수는 동전을 던지는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로마 사람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곳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분수에 물을 공급하는 고대 수로인 아쿠아 베르지네의 정비 기간에는 분수의 물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때 바닥 구조와 조각의 디테일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오히려 특별한 순간이 됩니다.
분수 뒤쪽에 있는 폴리 궁전에서는 가끔 분수를 배경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이런 행사들은 크게 홍보되지 않기 때문에 호텔 컨시어지에게 문의하면 의외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 색다른 시각으로 로마의 물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비쿠스 카프라이우스도 추천할 만합니다.
트레비 분수 근처 지하에 있는 고대 수로 유적지로 약 2,000년 전 로마의 물 공급 시스템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조용한 장소가 있습니다. 아쿠아 파올라 분수입니다.
자니콜로 언덕 위에 있는 분수인데, 해 질 무렵에 가 보면 트레비 분수와 같은 물줄기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훨씬 여유로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시간을 달리하고 장소를 살펴보면 트레비 분수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줍니다. 사람들로 가득한 관광지가 아니라, 오랫동안 로마 사람들과 함께해 온 도시의 풍경으로 말입니다.
